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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X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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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명동 ㅁ 음식점 현장 경험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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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 :  명동 ㅁ 음식점

시설구분 : 음식점
(주거/상업/문화/의료.....)

담     당 : 설계 / 시공 / 감리 / 1년차
(기획/설계/시공/공무) / 년차

년  /  월 : 2009년 8월

경 험 담 : 
쪄죽을 것 같은 8월 초. 사람이 항상 미어터지는 명동.
명동의 공사는 정말 경험하기 어려운 여러가지의 것들이 엮여 있는 곳이다.
24시간 동안 사람들의 왕래가 너무 많은 이 곳은, 우선 해 떠 있는 시간에는 자재 반입이 불가능하다.
그래도 사람들의 발길이 뜸해지고, 붉어진 얼굴의 취객들이 여기저기 그림을 그릴 시간에,
새벽 별빛과 함께 우리는 항상 자재를 날랐다. 덕분에 집에서 자는 따듯함은 포기해야만 했다.
게다가 우리가 맡았던 현장은 40여년 동안 자리를 지킨, 명동의 터줏대감과도 같은 곳이었다.
우선 필요한 철거를 위하여 구조를 살펴보니, 40년이란 세월 동안 버틴 것이 불가능할 지경이었다.
벽이 없었다.
3층짜리 - 지금 생각해 보면 층수의 구분도 애매하다 - 건물에 벽이 없었다.
그저 좌우의 건물과 벽을 공유하고 있었으며, 전면의 fasade 만이 이곳의 소유였던 것이었다.
아찔해지는 상황. 거기에 우리는 거의 신축 수준의 철거와 설계를 해야만 했다.
어쩌겠는가. 부쉈다. 분명 fasade는 있지만 건물 입구에 들어서면 하늘이 보이는 묘한 현장이 만들어졌다.
8월. 장마다. 현장의 목재나 여러 기자재 들은 물에 약하다. 그런데 우리는 천장이 없다.
부랴 부랴 비닐을 구해서 천장의 가설부터 시작하였다.
많은 분들이 알다시피, 명동은 서울에서 가장 비싼 땅을 소유하고 있는 곳이다.
필자가 시공한 곳은 10평 정도의 작은 공간이었다. 위로는 높을지 모르지만 단순 대지면적은 작았다.
이게 대지 기본가로만 1억정도가 되었다. 그리고 신기하고 신선한 경험. 10평의 주인이 3명이었다.
입구의 1평, 왼쪽의 4평, 오른쪽의 5평. 이렇게 3명의 주인이 나뉘어 있었다.
구분이 필요 했다. 그래서 우리는 벽을 세우고 바닥을 올렸다.
지금 생각해도 참 어이없고 눈가리고 아웅이지만 1cm에 수십, 수백만이 왔다 갔다하는걸 보고 웃을 뿐이었다.
이러한 곳이다 보니, 참 다양한 사람들이 많이 있는 것은 당연지사. 그 중에 잊을 수 없는 몇몇이 있다.
공사가 어느 정도 진행이 되어, H-Beam을 이용한 구조가 꽤나 선 다음이었다.
웬 작고 까무잡잡한 남자가 나타나서는 협박 아닌 협박을 하는 것이었다.
공사 허가가 났느냐, 났다면 누가 냈느냐, 왜 공사하느냐 등등의 장황하고 쓸데 없는 말이 많았다.
결론은 하나였다. 돈 주지 않으면 불법으로 신고하겠다.
뭔 말도 안 되는 소리인가 해서 몇번 무시했더니, 며칠 뒤에 들려온 소리에 아차 싶었다.
형님이었다. 살면서 조폭을 그렇게 보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하지만 세상은 그렇게 한쪽이 원하는대로만 돌아가지는 않는 것 같다.
우리 사무실과 잘 아는 교수님께서, 명동파 - 전국구 서열 1위라고는 하셨지만 - 의 넘버 3를 소개해 주신 것.
그 날 이후로 형님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박차에 박차를 가하여 우리는 한층씩 한층씩 올라가고 있었다.
수수하고 세련된 디자인을 위하여 철제 계단을 직선으로 3층까지 올렸다.
이게 괴물이었다. 물, 금속, 고무. 약 10m에 달하는 계단식 미끄럼틀이 만들어진 것이다.
주의에 주의를 주의시켰지만 결국 내 오른쪽 새끼 손가락 마디 부분에는 여전히 뼈가 부족하다.
뭐 사는데는 문제는 없지만. 그래서 그 더운 여름에 한동안 붕대 놀이를 했다.
이래저래 공사가 끝나고 성대한 오픈- 24시간이다 보니 즐겁게 먹고 마시며 즐겼다.
몇달 전인가? 오랜만에 명동을 찾은 나는 다시 가보았다.
확장 이전. 그 자리에는 ㅊ 김밥 집이 있었다.
쓸쓸한 마음으로 발길을 돌렸다.
이사하면 맛 변하는데.....



노 하 우 : 
명동 공사 필수 준비할 것 - 땅주인, 새벽 배달, 조폭


하     자 :
이 동네 건물이 제대로 지어진게 별로 없다. 향후 3개월은 매달려 보수 해줄거 각오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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