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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질만 남을 때까지 단순하게…<b>디자인</b> 거장 앨런 플레처 회고전

- 50여 년간 남긴 방대한 작품
- 부산시민회관서 지역 첫 전시
- ‘웰컴 투 마이 스튜디오!’ 개최
- 내달 21일까지 사전예약제

강렬하되 화려하지 않고 간결했다. 다채로운 향신료로 맛을 냈지만 끝맛은 담백해 다음에 또 먹고 싶은 생각이 나는 음식같다. 부산시민회관 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영국 디자인 거장 앨런 플레처(Alan Fletcher, 1931~2006)의 부산 첫 회고전 ‘웰컴 투 마이 스튜디오!(Welcome to my studio!)’를 보고 남은 인상이다. 
   
21일 부산시민회관 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는 앨런 플레처의 ‘웰컴 투 마이 스튜디오’를 찾은 관람객이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앨런 플레처는 영국에 현대적인 그래픽 디자인을 처음 선보인 영국 디자인계 신화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그래픽 디자이너이자 예술가로 50여 년간 방대한 양의 작품을 남겼다. 전시장은 500여 점의 작품을 총 5개의 섹션으로 구성했다. 활동 초기부터 동료 디자이너들과 공동으로 작업한 시기,‘펜타그램’에서의 활동, 만년에 개인 스튜디오에서 작업했던 시기까지 1952년부터 2006년까지 그의 디자인 인생 전반을 시대순으로 엮었다.

   
영국 디자인 거장 앨런 플레처.
작품은 마치 2차원인 디자인 교과서를 3차원 공간에 옮겨놓은 듯했다. 주로 빨강 파랑 노랑 등 원색을 이용해 자칫 촌스럽고 난삽해 보일 수 있지만, 문자와 그림을 꼭 필요한 만큼만 사용해 군더더기가 없었다. 컴퓨터로 작업했다면 얻기 힘든 완벽한 균형과 비례감도 갖췄다.

앨런 플레처는 생전에 형식에 갇히지 않기 위해 온전히 본질만 남을 때까지 요소들을 줄이고 단순화해 작업한다고 말했다. 또한 기술의 발달로 디지털 기반의 작업이 가능해졌음에도 펜 글씨·수채화·콜라주와 같은 아날로그 기법을 고수했다. 자필로 쓴 타이포그래피를 두고 ‘쓰기(writing)’는 ‘그리기(drawing)’와 같다며 글자 하나 하나가 상징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그가 상업적인 의도와 무관하게 만년에 그린 작품에서는 디자인 거장의 ‘손맛’을 살펴볼 수도 있다.

   
작품을 살펴보면 대표작인 영국 빅토리아&앨버트 박물관 로고가 눈에 띈다. 머리글자(V&A)를 그냥 나열한 듯 보이지만, ‘&’의 끝을 A의 가로획으로 활용해 문자마저 줄여나갔다. 이 로고는 아직도 사용되고 있다. 런던의 명물인 이층 버스 승객들이 신발을 신고 있는 것처럼 연출한 피렐리 구두 광고(사진)는 지금도 다양한 광고물에 재활용되는 광고디자인계의 ‘고전’이다. 새똥 맞은 동상 머리 위에 새 사진을 넣은 건축잡지 ‘도무스’ 표지에서는 영국인 특유의 유머 감각이 엿보인다.

이번 전시는 코로나19 사태로 두 달여의 휴관을 한 뒤 처음으로 선보이는 것으로, 관람은 사전예약제로 운영된다. 시간마다 2팀씩 일~월요일 16팀, 금·토요일 18팀만 받는다. 1팀당 최대 5인이며 관람시간은 1시간이다. 거리두기 관람기간은 다음 달 6일까지 우선 진행하며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연장된다.

부산문화회관 관계자는 “코로나 상황이 완화될 경우 전시와 공연을 연계해 진행, 공연장과 전시실을 분리하지 않고 하나의 문화공간으로서 관람객 유치를 이끌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시는 부산문화회관·KT&G상상마당이 주최했고, 동구가 후원했다. 관람료는 성인 9000원, 단체 4500원, 초·중·고생과 경로우대 4000원, 미취학아동 2000원, 36개월 미만 유아·장애인은 무료다. 다음 달 21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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